‘제철’을 담아 보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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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맛선
‘제철’을 담아 보내다: 농협과일맛선 , 그 시작의 풍경 과일맛선 전문 MD가 지금 이 계절에 가장 맛있는 제철과일을 소개합니다.
우리 농산물이 거쳐가는 국내 최대 정거장 인적이 하나도 없는 삼거리에 비가 내리고 있었다. 2차선 직진 도로 길가의 벚나무도 비에 젖었다. 때맞춰 핀 벚꽃이 빗물에 쓸려 하나씩 떨어졌다. 온도는 서늘하고 분위기는 한가로운 시골 도로를 지나는 트럭 짐칸에 쓰인 글귀가 보였다. 농산물순회수집차량. 농산물순회수집차량이 왔던 방향을 따라 고개를 들어 보니 오늘의 목적지가 도로표지판에 적혀 있었다. 안성농식품물류센터. "여기는 새벽에 엄청나게 붐볐어요." 농협 안성농식품물류센터를 관리하는 최장현 센터장이 말했다. "몇 년 전에 일본에 하나 생긴 걸 빼면 여기가 동아시아에서 제일 컸습니다." 옆에 있던 차장님이 거들었다. 한국에는 농협을 통해 출고되는 농식품물류센터가 세 개 있다. 호남권에 하나, 영남권에 하나, 그리고 안성에 하나. 안성이 가장 크다. 건축 연면적만 18,000평에 가깝다. 처음부터 농식품물류용으로 만들어진 시설이기 때문에 모든 기능이 농수산물 집하처리에 최적화되어 있다. 내 눈 앞에 그 풍경이 펼쳐져 있었다. 창고는 광장처럼 넓었다. 대형 화물차가 몇 대씩 동시에 들어올 수 있게 하기 위해서였다. 그렇게 들어온 농수산물들은 즉시 분류대에 놓여 바로 전산으로 등급 분류가 완료된다. 빈 무대를 보고 공연의 열기를 가늠하듯 빈 집하장 곳곳을 보며 집하장으로 들어오는 농수산물의 양과 그 현장의 분위기를 짐작할 수 있었다. 이 정도 규모라면 이른바 '빅테크'같은 곳에서는 대단한 이름을 붙이며 마케팅 요소로 쓸 수도 있을 것 같았다. 말하자면 '메가 아그리컬처 스테이션'같은. 농협은 점잖은 곳이기 때문에 규모가 느껴지지 않는 '안성농식품물류센터' 정도로 자기 소개를 끝냈다. ‘농식품 물류' 라는 건 생각보다 많은 일을 포함한다. 식품을 집하하고 등급을 나눈 뒤 씻거나 다듬고(전처리) 나서 정해진 양에 맞춰 나눈(소분) 뒤에는 바로 슈퍼마켓에서 판매되거나 사람들에게 닿을 수 있도록 준비(소포장)하는 일까지 원스톱으로 여기서 가능하다. '메가 아그리컬처 스테이션'이라는 이름을 누군가 붙인다 해도 과장이 아닐 듯한 물량 소화와 복잡한 업무가 가능하다. 그 업무 설비로 농협에서 진행하는 일에는 여러 일이 있지만, 그 중 가장 향긋한 일이라면 맛선을 꼽을 수 있다. 농협맛선에 대하여 농협맛선이란 무엇인가. 농협에서 진행하는 과일 구독 서비스다. 한달에 50,000원씩을 내면 내가 지정한 주소로 한 달에 한 번씩 농협이 엄선한 제철 과일이 온다. 종류는 두 종류다. 가격에 따라 5만원, 3만원. 5만원을 내면 제철 과일 6종이, 3만원을 내면 4종이 온다. 4종 패키지는 합리적이라 좋고 6종 패키지는 귀한 과일이 들어 있어서 좋다. 구독경제라는 시대적 흐름에 농협이 맛선이라는 신규 비즈니스 모델로 화답한 셈이다. 혹시 이런 게 궁금하실 분들을 위해 설명하면 '맛선'이란 이름에는 두 가지 뜻이 있다. '맛'을 '선'보인다는 뜻, 그리고 농민과 고객을 (농협맛선을 통해) '맞선'하듯 연결한다는 뜻. 이름을 짓느라 고생했을 실무진들의 노고가 스며들 듯 전해진다.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 때 고생하는 건 이름 짓기뿐이 아니다. 농협맛선 역시 '제철 과일 구독'이라는 여섯 글자짜리 서비스를 구현하기 위해 거의 모든 기능을 새로 만들어야 했다. 일단 구독 시스템을 만들기 위한 웹 페이지와 서비스를 구축했다. 비회원끼리 링크만 주고받아도 바로 주문할 수 있는 수준으로 홈페이지와 결제 시스템을 다듬었다. 시스템도 문제지만 시스템을 타고 나갈 과일도 물론 중요했다. 온라인뿐 아니라 오프라인에서도 한 달에 한 번 제철 과일이 나가는 프로그램을 짜야 했다. 전국의 농협을 수소문해 매달의 제철 과일 라인업을 짰다. 그 결과 4월 성주의 참외와 제주 카라향을 함께 먹을 수 있는 패키지가 완성되었다. 그걸 선물 상자에 넣어 포장하고, 포장된 상품이 매일 단위로 안성에서 출발한다. 마켓컬리와 제휴를 맺어 일부 지역은 새벽배송까지 가능하다. 조선 시대의 왕들이 전국의 특산물을 진상 받은 것과 개념적으로는 다를 바가 없다. 그게 5만원만 내면 된다는 점이 다르다. 그때의 왕으로 사느니 지금의 맛선 고객으로 살겠다. 사람이 과일을 담는다 우리는 바로 그 현장을 지켜보았다. 이동식 컨베이어벨트 앞에 남녀 근로자 8명이 나란히 섰다. 각자 업무 위치에 계신 걸 확인하자 맨 끝에 계신 근로자가 컨베이어벨트를 켰다. 벨트가 러닝머신의 걷기 속도보다 조금 느린 속도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벨트 위에 놓인 빈 상자 속으로 근로자 6분께서 각자의 농산물 패키지를 넣기 시작했다. 참외, 블루베리, 짭짤토마토, 비파. 6종이 다 차면 자동으로 테이프를 붙이는 기계를 지나 택배 송장 담당 근로자가 송장을 붙였다. 그날의 물량들이 순식간에 팔레트에 쌓였다. 우리가 본 그 과일들이 늦어도 그 다음 날에는 바로 도착했을 것이었다. 나는 이게 '과일 구독 서비스'라는 말의 실제 풍경임을 보면서 깨달았다. '구독 서비스'라는 말에는 왠지 기계화와 자동화의 어감이 있다. 어딘가에서 기계 팔들이 튀어나와 상자에 과일을 넣으면 미사일같은 택배 트럭을 타고 내 집 문 앞에 로켓처럼 놓여 있는 물건들이 생각난다. 현실은 그렇지 않다. 로봇과 AI 시대라고 해도 여전히 현장에는 사람들이 있다. 언제까지 있을지는 몰라도 당장 오늘과 내일은 확실히 있다. 그들이 자신의 손으로 과일을 하나씩 담아서 내가 먹을 과일 한 박스가 된다. 이 사실을 글로 적어두면 마른 다시마처럼 건조해보일 수도 있겠으나 실제로 보면 그 다시마의 바다 향같은 실감이 난다. 나와 같은 어느 인간이 나를 위해 일하고 있다는 실감이. 초대형 물류망과 고도화된 웹 비즈니스 모델 사이에서 누군가는 손을 써서 일하고 있는 것이다. 그 사실은 묘하게 감동적이다. 강권하지 않아도, 구독을 생각하게 만드는 상품 농협 과일맛선에는 확실한 장점이 있으며 나는 그에 대해 말할 생각이다. 나처럼 현장을 본 사람이 아니어도 과일맛선의 장점은 많다. 그 장점을 정리하면 품질, 편리, 가격이다. 일단 품질이 확실하다. 농협의 25개 인증을 통과한 1등급 산지 510개소가 맛선 과일의 원산지다. 과일을 사러 다녀본 사람은 알 텐데 이 좋은 과일들을 품질과 제철을 따져 가며 누군가 골라 준다는 건 굉장히 편리한 일이다. 결정적으로 품질과 편리성에 비해 가격이 상당히 저렴하다. 과일 6종 5만원과 4종 3만원이 사람에 따라 비싸다고 느낄 수 있다는 걸 안다. 하지만 백화점이나 고급 슈퍼마켓에서 비슷한 품질과 양의 과일을 사 먹어본 사람이 이 패키지를 주문한다면 맛선 과일 구성의 가치를 모를 수 없다. 비밀을 하나 이야기하면, 지금은 사업 초기라 수익성 추구보다는 회원 수 확보와 고객 경험에 치중하는 시기다. 즉 가격 대비 더욱 좋은 품질의 과일이 들어가 있다. 그 결과 맛선에 들어간 과일은 맛있다. 나는 맛선 측의 배려로 6종 세트 안에 들어 있는 블루베리와 참외, 비파 등을 먹어 보았다. 완도 비파를 일상적으로 먹는 일부터 별로 흔치 않은 경험인데, 상주 참외와 블루베리 역시 더 붙일 말이 없을 만큼 훌륭한 맛이었다. 맛선은 기프티콘처럼 내가 구입한 뒤 타인에게 웹 링크만 보내는 식의 선물로도 구입할 수 있다. 그런 식으로도 충분히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농협과일 맛선 서비스는 이런 사람들에게 좋을 것 같다. 과일을 좋아하는 사람. 그 중에서도 2-3인 가구인 사람(혼자 먹기에는 양이 조금 많다). 집에 자녀가 있는 사람. 집에 자녀가 없더라도 친구들끼리 근처에 있어서 하나 사서 나눠 먹을 수 있는 사람. 이런 사람들을 알고 있는데 선물 줄 게 마땅치 않는 사람. 어떤 이유로든 비타민이 필요한 사람. 마지막으로 이 모든 분류에 속하지 않아도 세상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느껴 보고 싶은 사람. 세상의 변화에 관심과 감각이 있다면 맛선은 분명히 놀라운 경험을 안겨줄 것이다. 결제의 편의성에서, 배송의 편리성에서, 맛의 완성도에서. 만에 하나 실망했더라도 상관없다. 맛선은 1개월 단위로 끊어 구입할 수 있으니까. 에디터 박찬용 @parcchanyong